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작전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사실은 잘 아실텐데, 그와 관련해 몇 군데에서 뜻밖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독일이 제공한 게파르트 자주대공포가 이번 공세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트위터 유저 닐 하우어(링크) 등의 주장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은 게파르트 자주대공포가 러시아 공군의 접근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함으로써 공세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는데, 완전히 검증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름 신빙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필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게파르트가 우크라이나에서 큰 역할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냉전시대 수준의 공군 상대면 모를까, 현대의 공군 상대로 미사일도 아닌 대공포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인데다 드론 상대하기에도 레이더 해상도등의 한계가 있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의 부족한 방공자산, 특히 야전방공 자산을 고려해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공세에 게파르트를 야전부대 방공용으로 투입한 듯 하다.

그리고 여기서 반전이 있다. 러시아 공군이 "현대의 공군" 보다는 "냉전시대 공군"에 더 가까웠다는 것이다. 미국의 JDAM등에 해당하는 전술 스탠드오프 무장이 턱없이 부족한 러시아 공군은 여전히 대지 공격의 대부분을 무유도 로켓이나 폭탄으로 하는 실정이라 게파르트에 대해 사거리의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 공군의 빈약한 SEAD능력으로 인해 게파르트를 원거리에서 사전에 제압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게파르트는 레이더로 적기를 비추기만 해도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스탠드오프 무장을 갖추지 못한 공격기들 입장에서는 레이더로 통제되는 대공포가 나를 조준한다는 사실을 알면 당연히 공격을 회피할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또 다른 게파르트의 효과는 러시아군의 드론에 대한 방어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흔히 말하는 소형 드론이라면 어떨지 몰라도, 올란-10처럼 표적기 수준의 크기를 갖춘 고정익 드론들에 대해서라면 게파르트의 오래된 레이더라도 포착과 교전은 가능했을 것이다. 러시아의 광역 정찰에서 올란-10급 기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게파르트로 이것들을 제압하는 것은 분명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에 대해 포격하는 등의 대응을 어렵게 만들었을 것이다.

한편 이번 게파르트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서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도 퇴역해 치장물자로 전환된 마르더 보병전투차나 푹스 차륜형 장갑차의 대 우크라이나 원조가 미뤄지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게파르트의 활약이 여기에 어떤 변화를 줄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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