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Stgw90(군용 명칭), 혹은 SG550(메이커 상품명)은 세계에서 가장 정밀도가 높은 군용 소총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SIG가 아직 총을 만들던 시절(지금은 총기 부문을 분리시키면서 SIG Sauer브랜드는 독립, 원래 SIG에서 총기 만들던 공장은 SWISS ARMS로 이름 바꿔 미국의 SIG Sauer 산하로 옮겨짐)에 유지하던 사격 정밀도 기준은 300m거리에서 10cm 탄착군을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지하에 300m거리의 터널 사격장이 있어 거기서 체크).

미국의 유튜브 채널 나인홀 리뷰에서는 늘 하던대로 150~500야드 사이에서 50야드 간격으로 총 8개의 표적을 각 두 발씩 쏘는 “500야드 실용 정밀도 체크(Practical Accuracy)” 코스를 이 총으로 최근에 돌았습니다. 동영상은 7월 3일에 업로드됐으니 가장 최근에 이 채널에 오른 동영상이네요. 참고로 제목에 있는 PE90은 스위스 국내에서 민수용으로 판매되는 반자동 버전의 명칭입니다. 원래 미국에도 1989년까지 수출되었지만, 1989년 이후 미국의 수입규제로 수출이 중단되었다가 2013년부터 ‘권총’으로 개머리판 떼고 수입이 개재중이라고 하네요.

이걸 따로 언급하는 이유는 이 총이 이 채널에서 500야드 정밀도 체크 사격에 유일하게 단 한 발도 안 빚맞고 16발로 클리어한 총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탄이 원래 이 총의 강선에 맞는 4g짜리 탄두도 아니고 3.6g짜리 탄두를 쏘는데도 말이죠! 스코프도 아니고 순전히 기계식 조준기(아이언 사이트)만으로 달성한 기록이라 더더욱 놀랍습니다.

물론 바람도 거의 없는 좋은 날씨라는 점도 있을겁니다만, 총 자체의 정밀도만 중요한 요소는 아니었을겁니다. 탄착군 자체만으로는 지금까지 여기서 테스트한 군용 소총들 중 가장 좋은 것은 아닌(상위권은 맞습니다만) 총이라지만, 가늠자 자체도 비슷한 로터리 디옵터 방식인 HK와 비교해 “롤렉스 같다”는 표현을 들을 정도로 평가가 좋네요. 가늠쇠 사이즈도 ‘너무 두껍지도 너무 가늘지도 않다’는 표현을 하고요.

방아쇠도 일반적인 군용 소총으로서는 아주 압력과 느낌이 좋다고 하고, 또 총열이 길기도 하지만 정밀도가 높아서인지 원래 강선에 맞는 중량의 탄두를 쏘는게 아닌데도 탄도가 아주 깔끔하게 나온다고 합니다.

게다가 스위스군은 이 총의 정밀도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는 군대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훈련때만 총을 쏘는게 아니고, 많은 병사들 -기본적으로 거의 대부분이 예비군- 이 군 훈련과는 별도로 자기 사는 동네에 모여 사격을 즐기고 주기적으로 사격대회에 참가합니다. 그 때문에 크지도 않은 이 나라에 300m 사격장이 흔히 있죠. 즉 다수의 군인들이 이 총의 능력을 극한까지 끌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죠.

하여간 이 채널에서 이 코스를 단 한 발도 안 빚맞고 깬 총은 더 안 나올겁니다. 운도 겹쳤다지만 괜히 스위스 명품이라고 불리는게 아닌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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