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40~4분 30초 사이에 시험 공격 영상이 있다

 

드론하면 21세기의 산물처럼 여겨지지만, 이미 20세기에도 드론은 존재했다. 심지어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실제 공격용으로 쓰이기까지 했다. 그 중 미국이 만들어 실전에 투입한 것이 TDR-1이다.

TDR-1은 이미 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0년대 후반부터 개발이 시작됐고, 1942년에는 시험비행까지 마쳤다. 그리고 1944년에는 2개 실전 비행대가 편성됐고, 1944년 9월 27일에는 실제로 일본 함정에 대해 공격에 성공하기까지 했다.

TDR-1은 비행기 자체는 정말 단순했다. 철제 프레임에 목재 외피를 덧댄 이 기체는 당시 미군이 항공기 제작을 위해 철저하게 통제하던 전략물자인 알루미늄은 거의 쓰지 않았다. 사용된 엔진 2기도 각각 220마력의 출력이 나오는 경비행기용 엔진(라이커밍 O-435)였다. 무인기라고는 하지만 장거리 이동을 위해 사람이 타고 조종하는 조종석도 있었다(무인기로 쓸 때에는 커버로 덮어둠).

TDR-1에 쓰인 당시의 최첨단 기술은 크게 세 가지였다. 무선조종 기능, 레이더 고도계, 그리고 TV였다. 특히 레이더 고도계와 TV는 TDR-1을 가능하게 한 중요한 당시의 첨단기술이었다. 레이더 고도계 덕분에 안정적으로 필요한 고도를 유지하며 날 수 있었고, TV덕분에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도 원격조종으로 TV화면을 보면서 조종하는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무장은 폭탄 아니면 어뢰였는데, 어뢰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폭탄의 경우는 투하하는게 아니라 매달고 그대로 충돌해 폭발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자폭 드론인 셈이다.

첫 실전 테스트는 1944년 7월 중 해안에 좌초되어 버려진 일본 화물선에 대해 실시됐다. 대략 10km쯤 떨어진 거리에서 무선조종 설비를 갖춘 어벤져 뇌격기들의 원격조종에 의해 4대의 TDR-1이 목표를 향해 날아들었는데, 4대 중 두 대는 목표에 명중해 성공적으로 폭발했고 한 대는 빗맞았으며 나머지 한대는 맞았지만 폭탄이 폭발하지 않았다. 당시의 기술 치고는 꽤 성공적이었던 셈이다.

9월 27일에는 대공포대가 작동중인 일본 해군의 현역 화물선을 상대로 최초의 실전 공격이 벌어졌다. 3대의 TDR-1이 투입되어 3대 모두 적의 대공포화를 뚫고 명중했으며 그 중 한 대만이 폭발하지 않았다. 배는 격침됐는데, 미군은 아마도 최초 타격에 거의 모든 일본 승조원들이 죽거나 다쳤을 것으로 생각했다.

현재 박물관에 보존된 TDR-1
현재 박물관에 보존된 TDR-1
폭탄이나 어뢰는 이처럼 기체 외부에 장착한다
폭탄이나 어뢰는 이처럼 기체 외부에 장착한다

 

이처럼 첫 실전 투입을 성공적으로 실시한 TDR-1은 그로부터 10월 26일까지 실전에 투입되었다. 46대의 TDR-1이 실전에 투입되어 37대가 목표 주변까지 도달했고, 그 중 21대가 실제 타격에 성공했다. 운용에 투입된 인간 조종사들 중에는 사상자가 없었다. 당시의 기술로 보면 이것은 상당한 성과였다.

하지만 이미 TDR-1은 처음 실전배치가 된 시점에서 거의 종말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3,000대를 생산하겠다던 원래의 원대한 계획은 태평양의 전황이 급속도로 개선되고 제공권이 빠르게 미국쪽으로 넘어가면서 무인기에 대한 필요가 크게 줄어들게 되자 300대로 쪼그라들었다. 게다가 실전에서의 나름 성공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미 해군은 공격 효율등의 문제나 기타 기술적 문제(레이더 고도계등의 첨단 전자장비의 유지보수가 쉽지 않았던 듯)등을 이유로 유인 재래식 항공기가 더 낫다는 결론을 내렸고, 결국 TDR-1은 189대만이 만들어진 시점에서 계약이 취소되었다.

결국 미군 최초로 실전 부대편성까지 됐던 공격드론은 한 달의 실전만을 겪고 임무해제됐다. 남은 TDR-1은 훈련용 표적기로 쓰였고, 전쟁 후까지 살아남은 기체들은 무선조종 기능을 제거한 민수용 유인 항공기로 개조되어 불하되었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TDR-1은 단 한대로, 미 해군 항공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이처럼 단명한 미군의 공격드론 TDR-1이지만, 여기서 얻어진 경험과 다른 무선조종 무인기들(미군은 당시 이것 외에도 몇 종류의 무선조종 무인기 프로그램을 운용했다)의 경험은 장기적으로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미국 드론의 역사에 무시 못할 족적을 남긴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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